2014년에 개봉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일 ‘겨울왕국’의 후속작 ‘겨울왕국 2’가 21일에 개봉했다.
겨울왕국은 1편을 스무 번도 넘게 봤을 만큼 (아마 Let it go 뮤비는 50번도 넘게 본 듯) 좋아하는 영화인지라, 2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트레일러 영상이 뜰 때마다 가장 먼저 챙겨보고, 반복해서 보고, 예측 영상까지 찾아보며 영화를 기다렸다.
개봉일에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친구랑 같이 보기로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며칠 뒤에나 볼 수 있었다.
<겨울왕국 2 (Frozen 2)>
개봉일: 2019년 11월 21일
장르: 애니메이션/어드벤처/코미디/판타지/뮤지컬 (미국)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주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조시 게드, 조나단 그로프
별점: ★★★★☆
결론부터 말하자면 속속 올라오는 관람후기들을 겨우 외면하며 영화를 본 보람이 있었달까.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내용과도 상당히 달랐고, 내 예상보다 새로운 부분들이 많아서 엄청 재밌게 봤다.
겨울왕국 2는 전작 겨울왕국 1편과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영화에서 계속해서 1편의 내용을 요약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사실 1편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디테일한 개그코드나 캐릭터들의 감성선을 이해하고 싶다면 1편을 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전작 겨울왕국 1의 내용이 엘사의 마법 그리고 그 힘을 통제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겨울왕국 2는 엘사의 힘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작은 엘사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고 철없는 안나가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게 주된 내용이었지만, 2편에서는 엘사는 자신의 강력한 마법의 힘에 대한 사명의식 내지 책임감 같을 걸 깨닫고 안나또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마찬가지로 책임감과 진짜 용기를 깨닫게 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내가 전작인 겨울왕국 1편을 정말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스토리 자체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물론 엘사의 자존감을 찾는 내용 그리고 나 또한 여동생이 있는 지라 자매의 우애 같은 것에 나름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역시 성인의 감수성으로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겨울왕국 2는 전작에 비해 훨씬 성숙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덜 유치할뿐더러 생각보다 서사적이고 스케일도 전작에 비해 훨씬 크다.
또한 설정도 굉장히 치밀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안 나와 엘사 두 자매간의 관계도 1편보다 성숙해져 감정이 이입되기도 했다.
거기다 엘사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이번 편에서 풀리는데, 그 부분에선 조금 울컥하기도 했다.
더불어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두 자매가 주체적으로 어려움을 뚫고 서로의 길을 찾아가며, 함께라는 의미가 꼭 바로 옆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도 나름 감명 깊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편이 성인 관람객을 위한 편이라고 좀 느껴졌던 게, 딱 80~90년 대생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개그코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랑 내 친구가 상영관에 입장했을 때 대부분의 관람객이 중고등학생들이었는데, 저 90년대 코드에 나랑 내 친구가 빵 터져서 자지러질 때도 10대 애들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시선에서까지 이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영화이니 혹시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약간의 올드한 감성이 추가가 되었을 뿐이니까.
그래픽 적인 부분을 봤을 땐, 전작보다 더 섬세해진 그래픽을 볼 수 있다.
물론 전작도 충분히 훌륭했고, 디즈니의 그래픽 수준이야 이미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작이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느낌을 잘 살린 영화였다고 하면, 이번 겨울왕국 2는 좀 더 실사에 근접한 그래픽들이 구현된 느낌이었다.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듯 엘사가 바다를 건너는 장면과 같이 자연이 나오는 장면에서 그런 느낌이 특히 더 두드러졌던 것 같다.
그리고 전작처럼 엘사의 마법과 함께 하이라이트 장면이 나오는데, 이번 편도 화려한 엘사의 마법쇼를 볼 수가 있다.
전작에서는 ‘Let it go’와 함께 아이스 마법쇼가 펼쳐진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Into the unknown’과 함께 불꽃쇼가 펼쳐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무래도 ‘Let it go’ 때만큼의 임팩트를 느끼지는 못했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Let it go 뮤직비디오를 다시 찾아봤는데, 역시나 명불허전이라는 느낌이었다.
Into the unknown도 참 좋은 노래였지만, Let it go의 전율은 따라잡지 못한 것 같다.
아마 Let it go를 기대하고 간 분들은 좀 실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마 OST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또 전작에서도 많은 노래들이 히트를 친 만큼 기대한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나도 노래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겨울왕국 2의 OST 분위기 자체가 전작과는 많이 다르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편은 전작에 비해 많이 서사적이다.
그런 만큼 노래 분위기도 서사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이 많이 드는데, 그러다 보니 뭔가 귀에 착착 감기는 맛은 떨어지는 편이다.
전작에서는 Let it go를 비롯해 Love is an open door,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까지 유명해지지 않은 곡이 없었고, 벌써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사를 잊지 않을 만큼 직관적이고 중독성 있는 곡들이 많았지만 이번 편은 그러지 못해 호불호가 갈리는 게 사실이다.
내 동생만 해도 전작에 비해 노래가 별로다,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건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 편의 곡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좀 더 내 취향에 가깝달까? 특히 이번에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 버전의 ‘All is found’가 너무 내 취향이라 요즘 내가 매일 듣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쿠키영상.
겨울왕국 2에는 1개의 쿠키영상이 존재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난 뒤에 나온다.
쿠키영상의 주인공은 올라프이고, 쿠키영상을 다 보고 나면 약간 회의감이 느껴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썩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5년 만에 만난 겨울왕국 2.
엄청난 흥행 스코어를 써 내려가고 있는 지라 벌써부터 겨울왕국 3편의 제작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비록 1편과 비교해서는 큰 임팩트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겁게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나름 이런저런 생각도 드는 영화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고 온다면 충분히 만족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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