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말, 친구에게 재밌다는 얘기를 들은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보았다.
평소 김래원을 좋아하기도 했고, 범죄도시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출연진이 워낙 탄탄해 못해도 평타는 치겠구나 싶었던 영화이기도 했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개봉일: 2019년 06월 19일
장르: 액션/드라마 (한국)
감독: 강윤성
주연: 김래원, 원진아, 진선규, 최귀화, 최무성
별점: ★★★☆☆
영화는 딱 예상했던 만큼, 생각했던 만큼, 상상 가능한 만큼.
딱 그만큼이었다.
어찌 보면 식상하다고 할 수도 있고, 어찌 보면 그래서 볼만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만화를 원작으로 둔 작품이다.
원작은 단행본으로 나와 있고, 현재 각종 웹툰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다니.
뭔가 수긍이 가면서도 놀라웠다.
수긍이 간 부분은 이 터무니없는 설정과, 부실한 개연성이 원작을 다 담지 못해서 그랬던 거구나.
놀라운 부분은 원작이 있는데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그리고 이걸 하드 캐리 한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
뭐, 이 정도?
영화의 주인공은 건달 ‘장세출’.
철거 용역, 유흥 업소, 대부업 등등.
나빠 보이는 건 다하는 조폭 두목이다.
그런 그가, 건설사 철거 용역을 나갔다가 상인들의 권리를 위해 그들의 편에 서서 싸우는 변호사 ‘강소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소현에게 아주 찰진 뺨 스매싱 한대를 맞고 한눈에 뿅 하고 반한다.
나를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이런 로맨스로 시작하는 영화, 아주 좋아 칭찬해.
소현에게 단단히 반한 세출은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하지만 소현의 눈에 그의 모든 모습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그녀에게 세출은 인간 말종 깡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하길 원하냐 묻는 세출에게 소현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
그에 단순한 세출은 소현의 말처럼 ‘좋은 사람’이 돼보기로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 세출은 황보연이라는 건달 출신 정치인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하면 당신 같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냐 그의 뒤를 쫓아다니는 세출.
보연은 처음엔 그를 귀찮아 하지만, 그의 끈질긴 근성에 결국 마음을 내어주며 당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보윤의 말대로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던 세출은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절한 버스 기사 아저씨를 구하게 되고, 목포의 영웅이 된다.
세간의 관심이 세출에게 쏠리고, 그가 보윤의 사람이라는 걸 검사 출신 2선 국회의원 ‘최만수’가 알게 된다.
안 그래도 지지율이 높은 황보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그는, 세출을 극도로 증오하는 깡패 ‘조광춘’에게 새 로짓 게 될 테마파크 스카이 바를 내어주겠고 하며, 보윤을 처리하라고 시킨다.
광춘은 소현과 함께 있던 보윤을 칼로 찌르고, 피습을 당한 보윤이 병원신세를 지게 되며 결국 국회의원 출마에 차질이 생긴다.
모두의 의견에 따라 보연을 이어 현재 여론이 좋은 세출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하고, 그렇게 세출은 목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주 미미했던 세출의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첨차 올라가고, 결국엔 최만수의 턱끝까지 쫓아가게 된다.
그걸 그냥 내버려둘 최만수가 아니었고, 그는 이번엔 세출을 모함하고, 그를 궁지로 몰고 간다.
그러다 세출이 좋아하는 소현을 납치하기에 이르고, 세출은 소현을 구하기 위해 도망친 조광춘을 추격한다.
한편, 조광춘에게 납치를 당한 소현은 한 컨테이너 안에서 깨어나게 되고, 때마침 그녀를 확인하러 온 광춘을 들이박고 탈출을 시도한다.
광춘에게서 도망가는 소현을 발견한 세출이 그녀를 구해주고, 소현은 광춘과 대치하는 세출을 도울 사람들을 불러온다.
상황이 정리되고도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는 세출을 소현이 뒤에서 껴안아준다.
그렇게 소현의 마음도 확인하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서 세출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장르가 코미디인 줄 알았던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언제 빵 터질 수 있을까 기다리고 기다렸었다.
물론, 중간에 피식, 피식 웃을만한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뭔가 빵 터지는 장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볼 수 없었다.
그 점에서 일차적으로 실망했고, 이차적으로는 설정 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달까.
요즘 같은 세상에 조폭이 정치인이 된다니…….
운동권에 인권 변호사 출신이어도 티끌 하나까지 탈탈 털리는 세상인데 말이다.
거기다 배경은 지역색이 무척이나 짙은 목포가 아니던가.
무소속 후보가 당선이 된다는 게 좀 현실감이 없었다.
물론 이런 지역색이 짙다는 게 좋은 것도 아니고, 영화니까 이해하지만.
그리고 장르가 너무 애매했다.
정치물 같기도 한데, 그러기엔 설정이 그리 치밀하지도 않고 악역이 너무 분명하게 악역이라 큰 긴장감도 없고.
액션이라고 하기엔 뭐 그렇게 눈에 띄는 액션 신도 없었고, 코미디는 더더욱 아니었고.
드라마라고 하기엔 그리 슬프거나 감정이 멜랑꼴랑한다거나 감동적인 느낌도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로맨스로 시작한 것에 비해 세출과 소현의 애정관계가 그리 부각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세출이 소현을 구하고 소현이 세출을 뒤에서 껴안았을 때 조금 울컥했어서 더욱 아쉬웠다.
저런 장면이 조금 더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정말 다수의 멜로드라마에서 여심을 녹였던 김래원이었기에, 김래원 특유의 아련한 눈빛 연기를 많이 보지 못해 속상한 점도 컸고 말이다.
이게 멜로였다면 훨씬 재밌었을 것 같다는 얘기를 같이 영화를 본 엄마와 했었다.
아, 갑자기 생각난 건데,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가 김래원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 어색하다고 툴툴거리셨다. (ㅋㅋㅋ)
아무래도 전라도 분이시라 그게 많이 거슬리셨나 보다.
Anyway, 전체적으로 영화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크게 재밌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못볼정도는 아닌 영화.
장르도 애매하고, 설정도 시대에 맞지 않지만,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적당히 볼만한 영화.
하지만 구태여 추천을 하지는 않을 영화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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