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년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범죄도시’.
‘범죄도시’ 제작진이 다시 모여 탄생한 영화 ‘악인전’.
‘아이 받니’와 같은 유행어와 온갖 패러디를 만들어냈던 ‘범죄도시’의 제작진과 마동석이 다시 만나다니, 영화를 보러 가던 길 설렘 지수는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악인전>
개봉일: 2019년 05월 15일
장르: 범죄/액션 (한국)
감독: 이원태
주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별점: ★★★☆☆
일단 ‘악인전’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주연 배우인 ‘마동석’ 씨와 칸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극장에 악인전을 보러갔을때만해도 입장을 늦게 한 바람에 영화가 칸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후에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악인전도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았다.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이전의 영화로는 배우 조진웅 씨 주연의 ‘대장 김창수(2017)’가 있었는데, 음…… 사실 전에 이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한 10분 정도보다 지루해서 조는 바람에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대장 김창수는 조진웅, 송승헌 등 유명 출연진들에도 불구하고, 영화 흥행에는 실패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영화 악인전은 초반부터 대장 김창수보다는 훨씬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영화 악인전의 출연진으로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마동석 씨, 그리고 김무열, 김성규 씨 등이 출연한다.
특히 마동석 씨는 부산행, 신과 함께, 범죄도시 등 굵직굵직한 영화에 다수 출연했으며, 무엇보다 내년 개봉할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4 ‘이터널스(Eternals)’의 ‘길가메시’ 역에 캐스팅돼 엄청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기본적인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주인공은 ‘정태석(김무열)’. 그는 강력반 형사다.
계속해서 터지는 살인사건에 골머리를 썩던 중, 그는 직감적으로 이 사건들이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살해 방식을 제외하고는 연쇄살인이라 규정지을 만한 어떠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태석.
그러던 차에 같은 수법으로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한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조직폭력 보스 ‘장동수(마동석)’.
타고난 싸움적 감각으로 가까스로 살인마의 손에서 살아남은 그에게 태석이 찾아간다.
난다 긴다 하는 싸움꾼들 사이에서도 져본 적 없는데, 자신보다 덩치도 한참은 작고 왜소한 살인마에게 당하다니.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다 생각하며 복수의 의지를 다지고 있던 동수는 자신을 찾아온 형사 태석이 달갑지가 않다.
하지만 범인의 얼굴까지 본 동수의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태석은 끈질기게 그를 쫓아다니고, 결국 동수와 태석은 손을 잡게 된다.
범인을 잡는 단서는 공유하되, 범인은 먼저 잡는 놈이 갖는다.
범인을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 하는 동수와,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은 태석 사이의 유일한 룰이다.
그렇게 경찰과 조폭의 어울리지 않는 공조가 시작된다.
동수는 부하들을 시켜 미리 확보해둔 범인의 차량을 태석과 공유하고, 태석은 범인의 흔적을 찾고자 차를 샅샅이 조사한다.
그사이, 동수는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동업자이자 친구인 ‘상도’를 범인의 범행도구로 살해하고 보란 듯이 그걸 범행 현장에 버려둔다.
현장에서 발견된 범행도구를 감식하자 그간 살해된 피해자들의 DAN가 전부 검출되고, 사건은 연쇄살인사건으로 수사권은 광역수사대로 넘어가게 된다.
졸지에 죽 쒀서 개 주고, 동수에게도 뒤통수 맞은 꼴이 된 태석.
태석이 여태까지의 범행 패턴과 너무 다른 상도의 살인사건에 의문을 가지던 때, 범인 ‘강경호(김성규)’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벌인 살인사건이 남에게 이용당한 걸 알게 된다.
사이코패스인 강경호는 대담하게도 상도의 장례식장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신이 미처 죽이지 못한 동수를 발견한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된 건지 감을 잡은 강경호는 상도의 부하인 ‘최문식’에게 ‘누군가 내 칼로 허상도를 죽였다.’라는 쪽지를 남기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최문식은 태석과 동수가 둘이 있는 틈을 타 그들을 덮치고, 태석과 대치하다 본인이 들고 있던 칼에 찔려 죽는다.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이게 된 태석.
경찰의 신분으로 사람을 죽이다니, 패닉에 빠져있는데 동수가 자신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 이곳을 빠져나가라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힘을 합쳐 진짜 범인 강경호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동수와 태석.
그러다 범인을 잡을 실마리를 찾고, 강경호를 잡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드디어 수사망에 걸려든 강경호를 형사들과 동수의 부하들이 쫓고, 그 과정에서 동수의 부하 한 명이 강경호의 손에 죽는다.
마침내 강경호를 잡은 동수는 그를 끌고 가 죽이려 하지만, 태석이 그런 동수를 차로 받아버리고 범인을 데려가 버린다.
태석은 강경호를 취조해보지만, 그는 쉽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되려 법의 취약점을 꼬집으며 상황을 빠져나가려 하고, 태석은 강경호를 놓칠 위기에 처한다.
태석은 동수를 찾아가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로서 증언을 해달라 부탁한다.
하지만 동수는 재판정에 서면 자신의 죄까지 자백해야 하는 상황.
결국 강경호를 놓칠 수는 없어 동수는 자백을 하고 증언을 하기로 결심한다.
동수가 법정에서 모든 걸 밝히고, 강경호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강경호는 교도소에 수감되고, 동수는 또 다른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시간이 흘러 형을 선고받은 동수가 교도소에 입소하는 날, 운동장에서 책을 보던 강경호는 교도소에 들어서는 동수와 눈이 마주친다.
동수는 죄를 자백하고 증언을 하는 대신, 강경호와 같은 교도소에 배정해달라 태석과 딜을 한 것이다.
그렇게 사색이 된 강경호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꽤 재밌게 봤었던 것 같다.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던 액션신들 때문인데,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던 영화다.
일단, 장르가 범죄 액션 스릴러쯤 되는데, 사이코패스와 대립을 하며 느껴지는 긴장감이 너무 적었던 게 아쉬웠다.
궁극적으로 잡아야 할 범인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데 한 몫했고.
죄책감 따위 1도 없는 ‘연쇄살인마가 조직의 보스를 건드렸다’라는 설정은 꽤 신선했으나, 그렇게 되다 보니 밸런스가 너무 깨진 느낌이랄까.
정말 잡히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느낌이 드니 이 또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
오히려 태석과 사이코패스 강경호의 1:1 대립이었다면 엄청 긴장이 되었을 지도.
뭐 이러한 요소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니 국제 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겠지.
아군과 적군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조직 보스와 형사의 관계 설정도 재밌었고,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범인을 잡은 동수가 강경호를 무자비하게 갈구는 장면에 묘한 만족감도 느꼈다.
현실에선 이런 연쇄살인마를 잡는다고 해도, 이렇게 속 시원하게 그를 때릴 수는 없으니까.
오히려 법의 보호를 받기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대리만족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복수보다 법정에 세워 벌을 주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것도 영화에 잘 나타난 것 같다.
우린 그 살인마와 다르니까, 그와 같은 방법으로는 절대 복수가 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정말 영화처럼 동수 같은 인물이 교도소에서 두고두고 괴롭혀 주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악인전’이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악인을 잡는 두 사람은 과연 선량한가?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하고, 폭력과 불법을 일삼는 동수.
그런 동수와 같은 범법자와 손을 잡고 살인마를 잡는 형사 태석.
거기다 태석은 범인을 잡던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람을 죽였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끝내 함구했다.
그 경도가 다를 뿐, 셋 중 누구도 선량한 이는 없었고, 결국 모두가 악인인 것이다.
아마 그래서 제목이 악인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시간 보내기 좋은 괜찮은 영화였다.
한 번쯤 열 받은 일 있을 때, 동수가 범인을 쥐 잡듯 잡는 장면을 보면 속이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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