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데 영화 추천 목록에 영화 ‘청년경찰’이 떠서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사실 2년 전에 이영화를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사실 기억이 썩 좋지 않았던 영화였다.
영화 타이틀이나 예고편, 포스터만 봤을 때는 정말 치기 어린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룰 것처럼 생각됐는데, 막상 영화를 끝까지 보니 그 주제가 생각보다 어두웠던 탓이었다.
<청년경찰(Midnight Runners)>
개봉일: 2017년 08월 09일
장르: 액션 (한국)
감독: 김주환
주연: 박서준, 강하늘
별점: ★★☆☆☆
‘청년경찰’의 감독은 김주환 감독으로 작년에 개봉한 영화 ‘사자’의 감독이기도 하다.
아마 배우 박서준과는 이때의 인연으로 또 한 편의 영화를 찍은 듯하다.
아, 그리고 ‘사자’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이 감독 은근 개그욕심을 못 놓는 타입인 거 같다.
영화 ‘청년경찰’의 내용은 갓 경찰대학에 입학한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우연히 범죄현장을 목격하고, 급박한 상황임에도 절차 운운하며 움직여주지 않는 경찰들을 대신해 직접 범죄자들을 잡는 내용이다.
또한 가출청소년 문제, 성매매, 인신매매, 난자매매 등 다루기 묵직한 주제들을 많이 다룬다.
사실 영화에 나오는 저 많은 문제들은 실제로 문제가 됐었거나, 지금까지도 논란이 될만한 사회적 문제들이다.
하지만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영화를 보던 나는 본격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 장면부터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영화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이런 내용을 어떻게 다루는 가에 있지 않나 싶다.
‘청년경찰’은 청춘 코미디처럼 느껴질 만큼 가볍고 재밌게 시작되고 시종일관 두 주인공의 분위기도 초반과 다르지 않다.
그 나이 때에 있을 수 있는 모습들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계속해서 웃음을 주지만 이 두 주인공이 휘말리게 되는 사건은 본질이 그리 가볍지가 못하다.
아니, 가볍게 다뤄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출청소년, 성매매, 인신매매, 난자매매.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이 모든 범죄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다.
법과 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약자들이란 소리다.
가출청소년 문제는 햄버거 하나 사준다고 해결되지 않고, 성매매 종사하는 여성들이라 해서 침 흘리고 낄낄거릴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은 아니며,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난임부부라면 8천이라는 돈을 주고 난자를 살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있을 수 있는, 그런 상황에 있는 처해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혹시 그 사람들의 마음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필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다른 문제를 내버려 두고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가볍게 다뤄야 했을까.
영화가 끝나고 두 주인공은 웃고 있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나온 만큼 아마 많은 여성들이 이 영화를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의 결말엔 결국 영웅놀이에 성공한 철없는 두 남학생만이 남은 것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예로 들자면 처음 두 주인공이 범죄현장을 목격하게 되는 과정에서 피해자 여성의 뒤를 밟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는 그저 마음에 든 여자를 따라가는 것으로 가볍게 표현하며 오해를 사면 어쩌냐 걱정을 하지만, 실제로 모르는 남자 두 명이 내 뒤를 따라온다는 느낌은 오해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에게 굉장히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여자에게는 그리 아름다운 상황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보기 불편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이 이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한 문제에 비하면 사소하다 느껴져 다 나열하지는 않겠다.
영화를 보며 불편했던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두 주연 배우의 캐미만큼은 좋았던 것 같다.
딱 그 나이 때 청년들의 관계를 유쾌하게 잘 표현했다.
청년경찰의 흥행성적이 꽤 좋았던 편이라, 만약 주제까지 적절했더라면 정말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은데 많이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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