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은 안시성의 성주인 ‘양만춘’에 관한 영화이다.
나는 한 때 우리 집에서 꼭 빼놓지 않고 보던 드라마 ‘대조영’때문에 양만춘이라는 인물 자체는 그리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속 양만춘은 내가 생각한 그 양만춘의 느낌이 아니었다.
<안시성(The Great Battle)>
개봉일: 2018년 10월 25일
장르: 시대극/액션 (한국)
감독: 김광식
주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별점: ★★★☆☆
영화 ‘안시성’의 감독은 김광식 감독으로 정유미 주연의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정진영, 김강우 주연의 ‘찌라시: 위험한 소문(2014)’의 감독이기도 하다.
안시성의 주연 배우는 안시성 성주 '양만춘' 역의 조인성, 태학도 수장 '사물'역의 남주혁 그리고 당나라 태종 ‘이세민’ 역의 박성웅이다.
화려한 라인업으로도 유명했던 영화 ‘안시성’은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출연한 조연배우들로도 상당히 화제가 되었다.
아이돌 그룹 에이오에이의 설현부터 대세 배우 엄태구, 영원한 개딸 아빠 성동일, 배성우, 박병은, 유오성, 정은채 등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사실 안시성의 주연이 조인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조인성이 맡은 배역이 양만춘이라는 건 몰랐다.
내가 생각하는 양만춘의 이미지는 대조영 때의 나이 지긋한 장수의 이미지였으니 처음 조인성이 양만춘으로 등장했을 때는 약간의 괴리감마저 느꼈다.
뭐랄까, 조인성 특유의 가볍고 유한 느낌 때문인지 내가 기대한 엄근진한 장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던 거 같다.
조인성은 상당히 아재스럽고 친근한 느낌의 안시성 성주를 연기했는데, 그게 괜찮은 거 같으면서도 묘하게 별로인 거 같기도 하고…… 하여튼 그냥 그랬다.
그다음으로는 태학도의 수장인 ‘사물’ 역을 맡은 남주혁의 얘기를 해보자면, 올초에 방영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남주혁 연기를 너무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안시성에서의 모습도 기대를 했다.
그런데 내 기대가 너무 컸나, 아니면 ‘안시성’ 이후로 남주혁의 연기가 발전한 걸까?
뭔가 어설픈 느낌에 보기가 조금 힘들었다.
화룡정점은 당나라 태종 ‘이세민’ 역을 맡은 박성웅이다.
평소 정말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인데, 어쩌다가…….
중국어의 중자도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박성웅의 연기가 너무 어색하다는 게 느껴졌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안시성 전투는 645년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 때 고구려가 당 태종의 군대와 안시성에서 벌인 공방전을 말한다.
당시 수나라에 이어 중국 대륙의 주인이 된 당은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왕을 죽이고 권력을 차지했다는 빌미로 고구려에 쳐들어오는데, 거듭되는 승전으로 당의 군대는 기세를 몰아 안시성까지 밀고 들어와 공격을 하지만 결국 패배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사건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바로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의 군대에게 패배한 뒤, 연개소문은 자신이 공을 들이고 있는 태학도의 수장 ‘사물’에게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부름을 무시한 반역자 양만춘을 죽이라는 명을 내린다.
연개소문의 명에 따라 안시성으로 향한 사물, 그가 안시성에 온 목적을 알아채지만 당과 싸우는 게 먼저라고 하는 양만춘.
사물의 입장에서 모든 걸 알아채고도 자신을 내치지 않는 양만춘과 당의 군대에 대항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안시성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각본을 누가 썼을까 참 많이도 궁금했다.
어떻게 저렇게 오글거리는 대사만 골라서 썼을까 싶기도 하고, 대체 저 캐릭터는 왜 만들었을까, 저런 스토리는 왜 넣은 건가 싶은 것들이 참 많았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단점밖에 없는 거 같지만, 사실 신기하게도 난 이 영화 꽤 재밌게 봤다.
캐스팅 미스에 스토리 오글거리지, 배우들 연기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액션과 공성전의 연출은 정말 괜찮았다.
전투 장면들이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보는 재미가 컸고, 배우들 액션 연출도 꼭 게임 액션 장면처럼 연출되어 박진감이 넘쳤다.
여태 이런 공성전투를 이렇게 짜임새 있게 연출한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상당히 인상 깊었던 점도 있었고 말이다.
원래 항상 영화를 볼 때 스토리가 별로면 아무리 다른 것들이 훌륭해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편인데, 영화 ‘안시성’은 공성전 연출만으로도 나름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정말 전투 장면만큼은 제대로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전투씬이 나오면 빈약한 스토리나 배우들 연기는 자연히 머릿속에서 잊혔다.
만약 이런 전쟁영화, 전략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소 지루 할 수 있지만, 평소 이런 장르에 관심이 많고 또 좋아한다면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조금 모자란 부분들이 있었지만, 조연들이 나름대로 받쳐주는 역할도 했고 말이다.
특히 배우 엄태구는, 목소리에 반하고 눈빛에 두 번 반한다.
이번에 주연으로 나오는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영화 ‘안시성’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고, 그래서 나도 별점을 많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분명 액션만으로도 충분한 보는 재미를 안겨주고, 적과 아군을 오가는 관계들과 조연들의 캐미도 꽤 재미있었다.
큰 기대는 내려놓고, 적당히 편안한 마음으로 즐긴다면 만족할만한 재미를 안겨주는 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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