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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영화리뷰를 쓴다.
솔직히 너무 오랜만이라 이렇게 글 쓰는 게 조금 어색하기까지 하다.
사실 헌트 무대인사를 관람한 것은 8월 21일 벌써 두 달 반 전인데, 이제야 포스팅을 하는 것은 순전히 내 게으름 때문이다.
그런데 더 웃긴 건 영화 관람 직후 리뷰를 작성했던지라 이 글도 써 둔 지 두 달이 넘었다는 것이다.
이 귀차니즘 대체 어쩌면 좋을까...... ㅋㅋㅋ
그러니까 약 두 달 반 전 정말 우연한 기회로 헌트 무대인사를 보러 다녀왔다.
정말 별생각 없이 영화관 앱을 실행하고 볼만한 영화가 없나 보고 있었는데 헌트 무대인사 자리가 딱 한자리 남아 있는 게 아닌가?
그 뒤로는 그냥 본능 적으로 결제를 했던 것 같다.
작년에 친구와 함께 부산 국제영화제를 다녀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을 실제로 보는 경험이 꽤 즐거웠던 터라 이번에도 많이 설렜던 것 같다.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는데, 올해는 가지 못해 아쉽고 그때 경험을 그때그때 블로그에 남기지 못했던 것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안 그래도 영화 ‘헌트’와 관련하여 각종 예능, 인터뷰 등 이정재 감독이자 배우, 정우성 배우가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홍보에 열심히던 영화이기도 했고, 헌트를 먼저 관람한 친구가 재밌다고 해서 상당히 궁금했던 영화이기도 했는데 무대인사라니 너무 좋은 기회였다.
<헌트(Hunt)>
개봉일: 2022년 8월 10일
장르: 액션/드라마
감독: 이정재
주연: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별점: ★★★☆☆
무대인사 후기를 쓰기에 앞서 먼저 영화 리뷰부터 해볼까 한다.
일단 헌트에 대한 나의 총 평점은 5점 만점에 3.5점이라 할 수 있겠다.
헌트가 올해 국내 개봉작 중 최고였다던 친구에겐 다소 이해가 안 될 점수일지 모르겠지만, 영화 보는 기준과 취향이 굉장히 확고한 나로서는 나름 후하게 쳐준 점수라는 걸 이해해 줬으면 한다.
아, 그리고 내가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관련한 역사적 지식이 좀 부족했던 점도 점수에 작용했는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적으로 충분히 관객의 이해를 도울 수도 있었을 거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 ‘헌트’는 영화배우이자 이제는 감독으로 데뷔한 이정재 감의 첫 작품이다.
천상 배우라고만 생각했던 사람이 감독이라니, 외국에서는 이런 경우가 많았던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제작자가 아닌 감독으로 나서는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어 많이 궁금하기도 했다.
일단 이정재 감독의 첫 작품에 대한 소감은 오? 그럴듯 하다?였다.
처음 오프닝은 액션신으로 시작되었는데, 연출이 너무 훌륭해서 놀랐다.
가끔 액션 영화를 처음 찍는 감독의 영화의 경우 화면의 화려함만 신경 쓰느라 절제를 못하는 경우도 봐왔는데, 헌트의 경우 배우들의 액션 합도 너무 좋았고 화면 구성도 너무 좋았다.
밸런스가 좋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시원시원한 액션에 쫄깃하게 이어나가는 긴장감, 군더더기 없는 연출까지 영화 초반부터 몰입하기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극 중반부터 살짝 루스하다 느껴졌었는데, 만약 처음에 이런 액션신이 없었다면 계속 몰입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액션신의 기대감 때문에 계속 집중해서 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초반 장면들이 극 전반을 끌어나가 준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영화 ‘헌트’의 주연은 헌트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이정재 그리고 배우 정우성이 주연을 맡았다.
둘의 케미는 워낙 예전부터 유명했던지라 청담 부부라 불리기까지 하는데, 의외로 같이 작품을 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99년 작품인 ‘태양은 없다’ 이후 처음으로 같이 찍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친하기로 유명한데 무려 23년 만에 함께 했다 하니 정말 의외였다.
주연배우 외에도 ‘헌트’에는 정말 누구나 알만한 배우들이 대거 출현했다.
내가 기억하는 배우만 해도 황정민, 주지훈, 박성웅, 이성민, 조우진이 있는데, 못 알아보고 지나친 배우에 무려 김남길도 있었다.
아니 우리 비담 오빠를 내가 못 알아보다니…!
영화 ‘헌트’의 시대 배경은 1980년대, 정확히는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다.
80년대는 영화 1987, 남산의 부장들, 택시 운전사 등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최고 격변의 시대였던지라 개인적으로 관심도 많고 좋아하는 시대적 배경인데, 아웅산 테러 사건은 헌트를 보고 처음 접한 사건이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은 1983년 10월 9일 당시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과 그의 수행원을 대상으로 했던 북한의 테러 사건을 말한다고 한다.
아웅산 묘소에서 일어났던 폭탄 테러 사건이었는데, 이때 전두환의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사건이라고 한다.
솔직히 영화에서 이 장면이 나왔을 때 역사 왜곡이라고 할지언정 영화에서라도 전두환이 죽길 바랐던 순간이었다.
그가 살아서 아웅산 묘소를 빠져나가는 장면에서 결국 피해자들에게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죽어버린 작년 11월이 떠올라서 말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던 관객 중 이런 감정을 느낀 건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영화는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의 안기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실 영화 설명이나 예고편에서는 ‘조직 내 스파이를 색출하라!’였기도 해서 그저 가벼운 스파이 첩보물인 줄 알았다.
영화 초반부에도 안기부 내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과정을 주로 보여주기 때문에 그저 역사적 배경만 80년대인 거고 완전 별개의 허구의 내용으로만 이루어진 건가 생각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렇게 가벼운 내용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 ‘헌트’의 메인 줄거리를 대략 요약하자면 안기부 내에 숨어든 북한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거대한 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러닝타임이 각 안기부 해외 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 팀 김정도(정우성)가 각자 ‘동림’을 색출하기 위해 서로 의심하고 견제하는 내용인데, 처음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보러 갔던지라 처음에 나는 그저 이 내용이 다인 줄 알았다.
꽤 스토리가 복잡하게 느껴졌던 영화여서 처음엔 좀 긴가민가 하는 장면도 있었고, 혹시 안기부를 미화하는 부분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다만 사전 지식 없이 영화만 두고 봤을 때는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많았는데, 이건 따로 해석 영상이나 글을 읽고 많은 부분 해갈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 뒤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건 관객의 입장에서 상당한 재미를 준다 생각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영화를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것이니 영화의 연장선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주니까 말이다.
그런데 내가 헌트를 보고 나서 영화 해석을 찾아본 것은 앞서 말한 종류의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정말로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더 컸다.
물론 정말로 스토리를 많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각각 영화에 등장했던 사건이나 장면들 간의 연관성을 바로바로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것에 가깝다.
비유를 하자면 숨은 그림 찾기라고 할까... 그것도 난이도가 꽤 높은 숨은 그림 찾기 같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디테일을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영화적 구조이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선행되는 정보를 관객에서 은근슬쩍 떠먹여줘야 이 장면과 연관되는 후반 장면에 반전을 느끼는 와우 포인트가 되는 것인데, 헌트의 경우 그런 친절함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정확한 줄거리는 다른 블로그나 해석 영상 등 이미 너무 많은 콘텐츠가 나와서 생략하고 결말 부분에 대한 소감을 말하자면, 앞서 말했듯 전두환이 영화에서라도 죽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결국 테러는 실패하고 김정도(정우성)가 죽음을 맞이하는 건 옳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김정도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을 학살했던 군 간부 출신이었던 것으로 나오는데, 그는 이 당시 시민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보며 현 정권에 대한 회의나 분노를 느끼고 그에 대한 복수로 쿠데타를 생각하고 있는 인물로 나온다.
그의 분노에는 공감하나 김정도의 쿠데타가 영화에서나마 성공해버리면 사실 민주화운동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기에 당연히 실패하는 게 맞다고 생각되고 그 또한 결국 다른 권력자의 쿠데타에 지나지 않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한다.
그런데 박평호(이정재)의 경우에는 솔직히 납득 가지 않는 부분이 좀 많았던 것 같다.
김정도의 서사는 이해가 정말 잘 갔는데, 김정도의 서사에 박평호의 이야기를 억지로 끼워놓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
주인공은 박평호인데 하필 주인공이 그 간첩 ‘동림’이었고, 이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고, 몰입이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생각이 많이 들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그렇게 간첩을 잡는다는 미명하에 수많은 사람을 고문하고 학살했던 전두환이 진짜 간첩의 손에 의해 목숨을 부지하게 되는 구조가 개인적으로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헌트를 총평 하자면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첫 작품인 만큼 욕심이 좀 들어갔을 수도 있다 생각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영화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첫 작품인데 칸에 초청도 받고 배우로서도 정점을 찍고 감독으로서도 가능성을 많이 보여준 만큼 앞으로가 또 기대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제일 아쉬웠던 점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배우들 대사가 잘 안 들렸던 거다.
이건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 거 같고 다른 후기들도 보니까 대사 전달이 잘 안되었다고 느낀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안 그래도 스토리 구조상 복잡한 부분이 많은데 대사 전달이 잘 안되면서 더욱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상으로 헌트 리뷰를 마치고, 내가 영화 평론가는 아니지만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가 오랜만이라 참 반가웠다.
덧붙여서 무대인사 때 정말 감격스럽게도 뒷자리 관객을 배려해 정우성 배우님이 뒷자리까지 올라와주셔서 진짜 코앞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은 정우성 님 영상으로 마무리. 힛.
진짜 너무 잘생겨서 감동 감동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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